2003. 12.
과학기술 정보 유통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기술 개발
김 현(KISTI 정보시스템부장)
□ 정보시스템부의 사업 목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대표적인 고유 기능 가운데 하나가 “과학기술 정보 서비스”라고 한다면, 정보시스템부의 기능은 그 “정보"가 전자적으로 생산․관리․유통될 수 있도록 하는 환경, 「사이버 인프라스트락쳐(Cyber Infrastructure)」를 구축․운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 서비스는 전자적인 시스템의 지원과 전문가 집단의 인적 노력의 결합을 필요로 한다. 과거에는 그 양자 가운데에서 후자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할 수 있으나, 현재에는 정보 시스템에 의존한 기술적 업무가 정보 유통의 전 과정에서 더욱 많은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 물론 이용자의 지식 획득을 충실히 보좌하는 고도의 정보 서비스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의 지식 정보에 대해 전문적인 식견과 경험을 지닌 정보 전문가가 정보의 내용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가공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이용자들의 부가적인 서비스 요구에 대해 성실하게 대응하는 오프 라인(Off-Line) 상의 서비스도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그러한 인적 노력의 각 단계에서 전자적인 정보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다면 아무리 훌륭한 정보 자원과 인적 자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용자에 대한 신속하고 원활한 서비스는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정보시스템부가 “정보 시스템 개발 사업”을 통해 수행하는 업무의 첫번째는 과학기술 정보의 수요자가 공급자 사이에서 최단시간 내에 전자적인 방법으로 공유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정보시스템부의 2004년“정보 시스템 개발 사업”이 추구하는 또 하나의 목표는 향후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정보유통 체제가 KISTI와 같은 “정보 센터”의 중앙집중적인 서비스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도, 국내외의 연구개발자 사이에서 자율적으로 지식 정보의 교류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개방적인 전자적 정보 유통 환경의 구축을 촉진하는 것이다. 최근 수 년 사이 인터넷의 확산으로 인해 지식 자원의 생산과 유통에 직․간접적으로 관계하는 조직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이 다변화되었으며, 이들 사이에서 오고가는 정보량이 폭발적으로 증대하였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어느 한 조직도 과학 기술 정보 자원의 망라적인 수집 관리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은 KISTI와 같은 “정보 센터”의 기능이 종래의 “정보 수집․공급자”(Information Aggregator & Provider)의 역할에서 디지털 정보 자원의 자율적 유통 환경(Digital Open Marketplace)을 조성․운영하는 역할로 전환되어야 할 필요성을 낳게 하였다. 이러한 변화상에 부응하여 KISTI 정보시스템부는 미래지향적인 정보 유통 시스템 개발의 목표를 “과학기술 지식의 생산자-수요자 간 자율적인 디지털 정보 공유를 지원하는 전자적 정보 유통 환경(Electronic Open Marketplace)의 구현”에 두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선도적 요소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 2004년 정보 시스템 개발 사업의 내용
정보 시스템 개발 사업의 2004년도 세부 과제는 네 가지로 추진되고 있는데, 그것은 “정보 서비스 시스템 개발 및 운영”, “전자 정보 연계 활용 기술 개발”, “지식 관리 시스템 개발 연구”, “차세대 정보 유통 시스템 프레임웍 개발 연구” 등이다. 이 가운데 첫 번째 과제인 “정보 서비스 시스템 개발 및 운영” 사업에서 당해년도 역점을 두어 추진하는 업무는 KISTI가 보유한 방대한 규모의 과학기술 정보 자원이 민간 포털 사업체를 통해서 보다 대중적으로 서비스될 수 있도록 KISTI-민간 포털간 콘텐트 연계 서비스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KISTI는 과학기술 분야의 전문(專門) 정보 포털로서 이 분야의 전문 연구자들로 이루어진 특화 고객들에게 고급 과학기술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것은 소수의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들이 심도 있는 정보 자원을 얻도록 하는 데에는 매우 유용한 체제였지만 전문 연구자들보다 넓은 범위의 수요층, 여러 단계의 과학기술에 크고 작은 관심을 두고 있는 일반인들까지 서비스 대상으로 포용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과학기술 정보를 현재의 전문가들만이 전유하기보다, 국가적 차원의 과학기술 저변 인력 및 잠재 인력이라고할 수 있는 학생, 직장인들에게까지 파급될 수 있다면 그 정보의 가용성과 실효성은 더욱 증대될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는 KISTI 정보시스템부는 2003년 하반기부터 일반인을 서비스 대상으로 하는 민간 포털 사업체에서 KISTI의 전 정보 자원을 대중에게 친숙한 방법으로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하는 체제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그 결과로 국내의 대표적인 정보 포털 사업체의 하나인 (주)지식발전소와 협력 사업 추진 계약을 체결하여 이 기관이 운영하는 「엠파스」 인터넷 자원 검색 포털 사이트에서 KISTI의 과학기술 정보 자원에 대한 포괄적인 검색 서비스 및 지식 정보 제공 서비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2004년도에는 KISTI가 수집하는 최신 과학기술 정보가 실시간으로 이 민간 포털을 경유하여 대중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KISTI-민간 포털 연계 운영 고도화 업무를 추진함으로써 과학 기술 정보 대중화의 기반이 확립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두 번째 과제 “전자 정보 연계 활용 기술 개발” 사업은 KISTI와 국내외의 디지털 정보 자원 보유 조직 사이에서 상호 필요로 하는 전자 원문 데이터가 자유롭게 공유․유통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OPEN URL, DOI 등 디지털 오브젝트 식별 체계를 응용한 정보 연계 서비스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개발 사업의 내용은 전자 원문의 이동 방향에 따라, 외부의 전자 원문을 KISTI 이용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 KISTI 보유 전자 원문을 외부 기관에서 자유롭게 끌어 쓸 수 있게 하는 것, 그리고 긍극적으로 국내의 모든 정보 생산 조직들이 자율적으로 전자 원문의 상호 교류를 실현할 수 있게 하는 표준 환경을 구축하는 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 가운데 첫번째 업무는 KISTI가 제공하는 과학기술 문헌 서지 정보의 이용자들이 해당 자료의 원문을 획득하기 원할 때, 그것이 지구상의 어느 곳에서 어떠한 조건으로 제공되는지에 관계없이 ‘KISTI 이용자’의 자격만으로 필요한 자료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보시스템부에서는 2003년에 미국, 남미, 유럽, 일본 등 세계 각처에 산재한 ‘과학기술 전자 원문 자유 이용(Open Access) 사이트’에 대한 조사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대표적인 해외 전자원문 서비스 기관에서 제공되는 9,700여 종의 학술 저널 전자 원문 온라인 연계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였고, 아카데믹 저널 분야의 DOI 등록 기관(Registration Agency)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CrossRef에 Agency 자격으로 가입함으로써 9,000여 종 920만 건의 전자저널 기사 원문의 링크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였다. 이와 같은 정보 서비스 인프라 구축을 통해, 과학 기술 문헌 원문 자료를 원하는 KISTI 이용자는 제일 먼저 무상으로 제공되는 자유 이용 데이터에 접근하게 되고, 거기서 얻지 못하는 데이터는 소속 기관에서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한 해외 원문 DB의 데이터를 제공받게 되며, 라이센스가 없는 경우에는 KISTI 회원 자격으로 Pay-per-View 방식에 의해 온라인 전자 원문을 구득할 수 있다. 여기서도 필요한 원문을 얻지 못할 때에는 그 즉시 KISTI DDS(Document Delivery Service)가 제공하는 원문 복사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이와 같은 4 단계 전자 원문 서비스 체제를 통하여 1만5천 종의 과학기술 분야 핵심 문헌(Core Journal)의 모든 기사가 100% 국내 수요자에게 적시에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과제의 최종 목표이며, 2004년에는 이 4 단계 전자원문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시스템의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전자원문 연계 활용 기술 개발과 관련하여 정보시스템부는 2003년에 총 51만 건의 KISTI 보유 국내 생산 원문 자원에 의해 항구적인 전자 원문 식별자 「KOI(KISTI Digital Object Identifier)」를 부여하고, 외부의 어느 기관이나 개인도 이 식별자를 호출함으로써 해당 자료의 전자원문을 전송받을 수 있는 시스템(KOI Look-up & Resolving System)을 완료하였다. 이는 KISTI가 아닌 다른 어느 기관에서도 자체적인 정보 서비스의 연장선상에서 KISTI 보유 전자 원문을 해당 기관의 정보 이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2004년도에는 이와 같은 KOI 기반 전자 원문 공동 활용 체제를 다른 원문 보유 조직, 즉 과학기술 분야 학회 및 국가연구개발사업 과제관리기관, 전자도서 출판 조직 등에 보급하여 국내의 상당수 전자 원문 보유 기관들이 서로가 필요로 하는 자료를 사이버 공간 상에서 자율적으로 주고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더욱 확대해 나아갈 예정이다.
세 번쩨 세부과제 “지식 관리 시스템 개발 연구”를 통해서는 구조적 정보 자원의 편찬과 검색 서비스를 일원화하여 정보 생산과 정보 유통의 시간차를 해소하는 기술 개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정보시스템부에서 개발해 온 UNI CODE, XML 기반 정보 편찬․검색 시스템은 2003년도에 멀티 스키마 지원, 교차 언어 검색 지원, 유사 문서 자동 분류 지원, 메터 데이터 레지스트리를 활용한 분산 검색 기능 등이 가능한 고기능 정보 시스템 「KRISTAL 2002」로 새롭게 태어났다. 2004년도에는 「KRISTAL 2002」를 산․학․연의 수요처에 보급하고 응용 시스템 개발을 지원하는 사업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미 우리나라 인문․사회 분야의 대표적인 학술 정보 콘텐트인 『한문 원전 조선왕조실록』이 「KRISTAL 2002」를 기반으로 하는 정보 시스템에 탑재되어 국내외에 서비스되고 있으며, 국내 최대의 전자책(e-Book) 출판사인 북토피아는 우리나라에서 간행된 모든 단행본 도서에 대해 원문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자책 포털 사업을 시작하면서 「KRISTAL 2002」를 검색 엔진으로 채택하였다. 차별화된 고품질의 정보 서비스를 추구하는 민간 콘텐트 사업체에서 「KRISTAL 2002」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는 이유는 XML 문서를 기반으로 대용량 DB를 구축하고 그것을 2차적인 가공이나 변환 없이 정보 검색 서비스에 그대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용이성, 다단계의 복잡한 콘텐트 구조를 원형 그대로 이용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편리성, 그리고 한국어․한문(漢文)에 대한 탁월한 검색 능력 등 종래의 종래의 DBMS(Database Management System)나 IRS(Information Retrieval System)가 제공하지 못했던 새로운 기능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2004년도에 「KRISTAL 2002」는 KISTI 정보 사업의 범위를 벗어나 공공 및 민간 분야의 다양한 정보 콘텐트에 본격적으로 접합하게 될 것이며, 정보 콘텐트 사업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더욱 고도화된 기능과 안정성을 실현하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정보 기술 상품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정보시스템부의 사업 가운데 2004년도에 새롭게 출범시키는 신규 과제는 “차세대 정보 유통 시스템 프레임웍 개발 연구”이다. 이 사업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정보 유통 시스템 프레임웍」이란 과학기술 정보의 생성, 가공, 분배, 서비스 등의 모든 과정을 하나의 구조화된 시스템에 반영하고 이를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표준적인 콘텐트 생명 주기 관리 체제이다. 이미 오랜 기간 동안 정보 유통 업무를 수행해 온 KISTI는 이미 나름대로의 정보 유통 체제를 정립하고 이를 통해 정보의 생산과 관리, 유통 업무를 수행해 왔다고 할 수 있지만, 정보 기술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그에 따른 수요자의 요구 수준은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유통 프레임웍의 창출과 그에 따른 전반적인 정보 서비스 시스템의 혁신을 요청하게 되었다. 정보시스템부는 KISTI 정보 시스템의 「혁신」의 방향을 「‘정보’가 아닌 ‘지식’을 서비스할 수 있는 체제의 확립」에 두고 이의 실현을 위한 제반 요소 기술을 현실화하는 노력을 단계적으로 기울여갈 예정이다. 이 분야의 구체적인 연구 과제는, 과학기술 분야의 분산된 지식 정보 자원을 통합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메타데이터 레지스트리(Meta Data Registry, MDR) 구축 연구’, 특정 분야 지식의 상호 운영성 제고를 위한 ‘전문 분야별 온톨로지 구축 연구’ 그리고 ‘지식 정보 서비스를 위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모델 연구’ 등이다. 궁극적으로 분산된 정보 시스템 사이의 기계적인 상호운영성을 증진지켜 시스템 간의 지능적인 협업이 가능토록 하는 ‘시멘틱 웹’의 구현을 목표로 하는 이러한 과제는 KISTI 내에서도 정보시스템부뿐만 아니라 슈퍼컴퓨팅센터의 ‘그리드 컴퓨팅 사업’, 지식정보센터의 ‘정보 콘텐트 표준화 연구 사업’에서도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과제들이다. 정보시스템부는 2004년도의 이 분야 연구사업을 통해 MDR, 온톨로지 개발 등 고유 영역에서 구체적인 개발 성과를 산출함은 물론 차세대 정보 서비스를 위한 위한 KISTI의 제반 연구 활동의 결과들이 종합적으로 묶여져서 현실적인 서비스 기능에 접목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2004년 정보시스템개발사업 추진 체계>